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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혹시 댁에서 샤워 좀 해도 될까요?” [사람IN]
2026-07-26 11:48
<p>세상의 모든링크 링크모음 주소모음 사이트모음!!</p>
<br>“안녕하세요? 같은 아파트 사는 예술가인데요. 혹시 선생님 댁에서 샤워 좀 해도 될까요?” 낯선 여자가 문을 두들겼다. “이거 완전히 또라이네. 쾅.(1504호)” “안 될 것 같은데요. 죄송합니다.(1703호)” “이렇게 막 하시는 건 좀 아닌 것 같아.(803호)” “말도 안 되는 부탁인 거 아시죠?(403호)” “저는 좀 용기가 없어서··· 죄송합니다.(504호)” “내 물건을 누가 쓰는 것도 싫고 남의 집에서 샤워한다는 게 정상인 건 아니잖아요.(2001호)” “아뇨 집이 너무 더러워서···.(1103호)”<br>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600번 가까이 초인종을 눌렀다. 그중 인터폰이 켜진 집에서 백 번 거절당했고 아홉 번 샤워에 성공했다. 그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담았다. 사진작가 신수와씨(26)의 사진 프로젝트 〈Be 누(累)〉 이야기다. 2024년 경기문화재단으로부터 경기시각예술 창작 지원을 받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최근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사진축제 〈컴백홈〉 전시를 통해 다시 소개됐다.<br>자가면역질환을 앓으며 죽기 직전까지 아팠다. 하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다. 그 와중에 나고 자란 동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. 2023년 8월3일,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서현역에서 무차별 칼부림으로 12명이 다치고 2명이 숨졌다. 그곳은 신씨가 학창 시절 집과 학교를 오가던 등굣길이었다. 사람과 닿는 게 무서웠다.<br>나는 어디까지 타인을 믿을 수 있을까? 우리는 서로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? 모르는 이를 집에 들이는 위험, 모르는 사람의 집에 가서 옷을 벗고 샤워를 하는 위험. 20년간 살아온 동네에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웃과 각자의 위험을 공유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. 타인의 가장 내밀한 공간에 들어가서, 그가 쓰던 비누로 몸을 씻어보기로 했다.<br>무섭지 않은 건 아니었다. 거절의 두려움과 혹시 모를 위험을 각오하고 문을 두들겼다. 처음 샤워에 성공했던 집은 혼자 사는 30대 남성이었다.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샤워를 해도 되냐고 묻자, “네, 되는데요. 근데 제가 금방 출근해야 해서요. 가능한 한 빨리 하실 수 있으세요?”라는 답을 받았다. 그렇게 낯선 이의 집에서 샤워하고 나왔을 때, 집주인이 현관문 사이에 생수통을 껴서 열어둔 것을 봤다. 거기서 신뢰감을 느꼈다. ‘이 사람이 나를 배려해줬구나, 어쩌면 이 마을에서 이걸 해도 내가 다치지 않겠구나’ 하는 생각을 했다.<br>2024년 여름내 진행한 프로젝트는, 단 아홉 번 성공했다. 어르신들이 주로 허락해줄 것으로 생각했던 예상도 깨졌다. 막상 시도해보니 샤워에 성공한 아홉 곳 중 단 두 곳만 노인이 사는 집이었다. 그 덕분에 적적하신 어르신들과 대화는 실컷 했다. 예상과 달랐던 게 또 있다. 무례하고 이상할 수 있는 제안에 불쾌하게 거절한 이웃은 단 한 명뿐이었다. “신기하게도 이웃들이 거절의 이유를 다 본인에게서 찾는 거예요. ‘집이 더러워서’ ‘아이가 있어서’ ‘제가 용기가 없어서 미안하다’라는 말을 들으면 묘했어요. 어찌 보면 한국에서만 혹은 동양 문화권에서만 이런 답을 하지 않을까 하고요.”<br>하도 많이 시도하다 보니 나중에는 처음 시작할 때의 두려움이 사라졌다. “엄마, 나 샤워 좀 하고 올게”라고 말하고 훌쩍 아파트 단지를 돌고 올 정도가 될 때쯤 프로젝트가 끝났다. 사실은 사람과의 접촉이 무서웠던 거지 사람이 무서웠던 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. “타인의 비누로 샤워한다는 생각도, 사람과 닿지 않고서도 그 사람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내 몸의 향기와 같아지는 ‘비접촉적 포옹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의 발로였더라고요.”<br>https://naver.me/5Mvq6BLy<br><img src="/EwyQjv.jpg"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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